여자가 여긴 뭐 하러 왔어?
잠자코 집에 있지 않고
넌 아직도 전쟁이 옛날 같은가 보다
나는 모르핀을 놓으며 말했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다고 누가 처음 말했을까?
나는 그것까진 알지 못했다.
그래도 너는 총을 잘 쏘니까
너 때문에 여러 번 살았지
그 씨발년들이 달려들 때
나는 네가 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니까
널 믿은 게
팔이 없어서 제일 힘든 게 뭔지 알아?
나는 모르핀을 마저 밀어 넣었다
혼자서 그걸 할 수가 없어
살아도 산 게 아니지
그는 웃는 것 같았고
그게 우는 것 같았다.
제발 부탁이야
한번만
아니
한 번만
나는 주머니칼로 그것을 잘라 참호 밖으로 던졌다.
머리를 잃은 자가 몸통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귀신이네
나는 손을 닦으며 생각했다.
그러니까 남자에게 팔은 꼭 있어야 해
여자는 모르겠다
넌 어때?
글쎄
꼭 있어야 하는 게 있나?
모르핀은 얼마나 남았지?
나는 빈 통을 보며 말했다.
충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