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같아
날씨가 없고 행인이 없고
흠뻑 젖어서
물속에서 눈을 뜨는 것이
물속에서 숨을 참는 것이
아침인가 저녁인가
침대도 식탁과 그릇도 없는 이곳은
수요일인가 일요일인가
피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상어와
상어보다 느린 발과 작은 열대어와
몸이 느려진다는 것이
귀가 사라진다는 것이
두 번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번째는 더 잘할 줄 알았는데
절정의 순간에
발이 닿지 않는 그 순간에
나는 그만 물 위로 얼굴을 내밀고야 말았다
또다시 항복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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