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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녀 - 모딜리아니의 화첩

 

양들의 사회학:김지녀 시집, 문학과지성사 [민음사]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 (마스크제공), 단품 시소의 감정, 민음사

 

 

 목이 계속 자란다면

 액자의 바깥을 볼 수 있겠지

 

 눈동자가 없어도

 밤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어

 

 웃는 입이 없어

 조용해진 세계에서

 

 얼굴과 얼굴과 얼굴의 간격

 

 목이 계속 자란다면

 무너질 수 있겠지

 

 붉은 흙더미처럼 나의 얼굴이

 긴 목 위에서 빗물에 쓸려 나가네

 꼿꼿하게 앉아서

 갸우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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