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폼을 잡아도
끝난 연애는 코미디다
헤어진 지 1주일 된 여자를
모텔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는 친구 이야기를 듣다가
창밖 이쪽에서 저쪽으로 마구 달려가다 멈춘
고양이와 눈이 마주친다
그걸 한번 잡아보겠다고 쫓아가다가
비둘기를 놓친 고양이도 참
코미디가 아닐 수 없고
그걸 한번 잡아보겠다고 쫓아다니다가
새 애인에게 맞아 코뼈 휘어진 너도 참
코미디가 아닐 수 없으나
마누라가 준 용돈으로 용돈 준 여자가
다른 남자랑 공항버스 타고 사라지는 뒷모습 보고 와서
그새 바뀐 전화번호 찾아 헤매고 있는
나의 순정에 대해
나는 어떠한 조소도 바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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