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들었다, 빛이, 아니나 다를까,
키르케는 박색이었고
이봐, 기죽지 말자, 모르는 사이라도
모르는 척할 수 있어
모르면 모를까,
키케로는 키르케를 돌아보다
석고상이 되었고
눈에는 눈, 돌에는 돌
말 없는 돌멩이가 이제
아껴두었던 웃음을 낄낄 흘릴 차례
만져보자, 만져보자, 조금, 아주 조금
반죽을 다시 주물러 팔자를 고치면 좋겠지만
흑색유머와 백색소음 사이
불결품과 멸균품 사이
흉허물은 뜨겁게 벗기고
부스럼에는 고약을 부치고
키르케가 있다, 키케로가 있다, 키르키케로가 깬다, 키르케고르가 운다,
까악까악, 까악까악,
무지개와 지우개 사이
키르케와 키케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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