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같은 강물에 두 번 손을 담글 수 있네. 그 강물이 왕십리에도 흘러 다니고
목포에도
오늘 신문을 보았는데 내일 신문이었어. 아침에는 거울을 빤히 보았지. 어제의 내가 사람이었는지
이미 죽었는지 알아보려고
나는 매일 물을 건너 다른 세계로 출근을.
익사체가 둥둥 떠 있는 강변에서 일을 하고 잠시 쉬고 또
일을 하고 당신을 만나기 위해 퇴근을.
카페 탁자 위에 물 글씨를 썼는데
사랑해. 라고 썼는데
손가락이 물속 깊이 들어갔는데
바닥에 닿지 않았다. 그곳에서 오래
살아온 것처럼.
숨을 쉬기 어렵다. 라고 내가 말하자
창밖이 움직이는구나. 라고 네가 말했다.
아마도 바다 가까운 곳으로
저편 강물에 손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 물끄러미
이쪽을 바라보았는데
어디서 본 듯한
나의 두번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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