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는 아물어가는 상처를 들여다보기 좋아한다. 점차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어떤 증거가 된다. 그러나 왜 아직도 환부는 선명하지? 여기 아직도 빨갛다. 너는 말한다. 딱지라고 하기엔 너무 선분홍이다. 곧 터질 것 같다. 너는 말한다. 딱지는
딱지라고 하기엔 너무 크고 붉다.
비가
비처럼 올 수도 있고
비라고 하기엔 너무 현실적으로, 올 수도 있다.
너처럼,
이것은 모든 것. 너처럼
너처럼 우는 하늘. 그러나 진부함은 모르는 것처럼. 하늘처럼 운다. 작은 딱지 때문에 우는 너는 새처럼. 철쭉처럼. 하늘을 잡아먹은 것처럼 서럽다. 그건
내가 너를 모르는 것처럼
한마디를 모르는 것처럼
간단하기 때문이다. 처럼을 버릴 수 없어서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