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는 물새의 작업실이다 물새는 강물 위의 언어를 기다린다
한 마리 한 마리
사람이 떨어지기도 한다
옥상에서 보는 아침
너는 속옷을 빨면서 말했다
나는 브로콜리였니?
아니 안개꽃
브로콜리 농장의 날씨 같은 거였니?
아니 작은 바구니였어
오래 속았지 그 속에서 우리 둘이
위험하지 않도록 신선해지도록
나는 농부처럼 스푼처럼
쉬고 싶어
샴페인을 따려고 흔든다
기포가 부풀어 터질 듯이
고압이 생긴다 실내는 잘 조직되어
여기서 나가줄래?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
내가 보는 것은 청거북이다
지붕들이다
느릿느릿 기어가는 세계의 대답들이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악천후의 변명들이다
청거북이 사랑을 하면 축구공이 된다
뻥, 멀리
다리가 추웠지
꿈에서 늘 사라진 바지를 찾아 헤맸어
어제는 죽은 벌레에게
물티슈를 덮어주었다
담요를 접는다
너는 근본을 없애는 일에 도전했구나
저 건물엔 전광판이 365일 켜져 있어
모델이 웃고 있어
우상이 하나면
다툼이 많아질 텐데
옛날에 우리는 뭐든지 평가받았지
하루의 결과를
죽음도
슬픔도
하지만 비행기가 리본처럼 날아간다
물체들은 뜻을 이룬 거야
나는 지붕들의 머리
본질은 비반복적이고
나는 지능 없는 리코더
소리를 낼 거야 파이 파이
팔다리를 자르면
가냘픈 멜로디를 얻게 되지
나는 바쁘고
나는 랩도 배워야 하고
나는 수건도 접어야 하고
나는 손가락을 구부릴 것이며
알고 있는 집단을 모두 따돌린다
나는 유행처럼 떠나지 않고
막연한 세계를 알아보지 않을 것이다
선물을 돌려보낸 모든 이의 얼굴
자몽 껍질을 깐다
콘크리트 위에 올려놓으며
차갑고 빛나는 간식이 되지 않으며
너희들이 살았던 시대를 넘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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