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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 위하여

 

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이영재 시집, 창비

 

 

 문을 닫으면

 소리가 멈추고 키스를 하던 혀들이 멈추고

 방아쇠를 당기던 손가락이 멈춘다

 

 다시 한번 문을 닫으면

 나는 서 있다

 

 문 너머에 대해

 문 너머에 있는 괄호가

 쓴다

 

 나는 어느 문도

 열거나 닫을

 자격이 없다 내가 서 있던 자리에

 결코 같지 않은 자세로

 

 공백을 집어삼킨 공백 사이를

 걷는 괄호

 

 과연 문은 필요한 적이 있었나 가능성의

 가능성을 향해

 문을 문이 아닌 문으로서

 다시 읽을 수 있을까

 

 적을 수 없는 너머의

 너머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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