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바느질을 하지 않는
사람, 나는 상처처럼 찢어진 입을 크게 벌린다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기형을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 기형을 더 크게 벌린다 크게 벌어진 기형이 입과 사랑을 말하지 않는 것이 좋아
열매를 먹지 않는다 보지 않는다 바위와 손바닥에 물든 과즙을 보지 않는다 때로는 연약한 부정처럼 냄새가 남을지 모르지만
모르는 건 모르는 것이어서, 입을 벌린다 터널은 끝이 없고 끝에는 터널이 없고 없음에는 끝과 터널이 없는 것이 마땅해서
복합이 기형을 오르내리고 기형이 복합을 잡아먹고
긍정과 편의,
사랑을 강제했다면 강제를 사랑할 수 있는 복합은 기형이어도 좋을까 문득, 기형과 기형을 잘 붙이면 정형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것만 같아
파인 땅을 메운다 파인 땅이 메워진 땅이 되고 침묵하는 언덕이 될 때를 위해 생각을 덜어낸다 덜어낸 생각의 자리에
하얗고 뜨거운 아이스크림을 담아 여기를
여기에 뒤집어둔다 길을 잃을 수 없는 엉덩이와 아가리가 부끄러워하지 않는 괜찮음으로
괜찮음으로
괜찮음에 겹쳐진 괜찮음도 괜찮음으로 읽는다 소리가
부정되고 부정된 부정마저 부정되는 연쇄를 바느질하다 보면 눈이 침침해진 모자이크의 할머니는
변명처럼
변명이 아닌 것처럼 벙어리였던 나의 악수를 긍정한다 긍정을 부정으로 잇는다 양말목도리후드손잡이메기사우나관음순록빨대집게옷걸이냉장고......
......비밀을 줄까 나도 힘이 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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