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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 지점토

 

오트 쿠튀르:이지아 시집, 문학과지성사

 

 

 뭉게구름이 나눠 준 티셔츠를 똑같이 입고 앉아서

 버스 번호를 더하고 빼고

 번호만큼 안아주고

 도로는 질문을 모르고 새는 숲에 할 말이 있지만

 지금은 이걸

 키스 키스 파프리카 주황 노랑 아 아 나는

 의자는 의지를 사랑한다는 걸 알면서도

 의자에 앉으면 눈물이 안 나서

 우리 마지막은 왜 그리 작았나

 생활의 안정은 시간의 정체를 따라 모든 정거장의 이름이 되고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는 희미한 네 이마와 코와 볼이라는 작은 꼬마에게, 노선도에게, 노년에게 몇 분씩 나눠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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