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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민 - 새와 모자

 

에로틱한 찰리:여성민 시집, 문학동네 부드러움과 해변의 신:여성민 소설, 민음사

 

 

 날아든 적 없는 새가 보였다 귀퉁이에서 어른거리는 새를 찾아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방안에 방이 있다 들어갈수록 방은 점점 작아진다 아주 가벼운 모자처럼

 

 방은 몇 개의 모자로 만들어지는 걸까 모자 안에서 퍼덕이는 새소리 히브리

 

 제사장들은 새를 쪼개지 않는다고 너는 말해주었지 이해할 수 있니? 새를 찢으면 두 개의 귀가 생기는데, 왼쪽과 오른쪽, 찢은 책이거나 구름, 두 개의 귀를 붙이면 새는 추락해?

 

 비밀을 하나 말해줄게 새를 쪼개면 흉터가 된다 오래전 하나의 흉터가 폭발했을 때 너는 흘러나왔다 비밀을 감추기 위해 눌러쓴 모자처럼

 

 얼굴의 한쪽이 흘러내리면 너의 흉터를 보여줘 얼굴을 뒤집이서 모자로 씌워줄게

 

 모자를 쪼개면 구석과 구석으로 분열한다 구석을 뒤집어 쓰면 불 꺼진 예배당 들어가면 자꾸 속죄할 일이 생겼다 새를 쪼개고 나오면 멀리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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