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엔 젖은 신발을 신고 오래 걸었다
속옷을 입지 않고 사원에 갔다
목 잘린 불상들이
내 머리를 달고 나타났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됐으면 좋겠다
쓸모없는 것부터 하얗게 하얗게
나무들이 돌무덤을
질겅질겅 밟고 다녔다
허벅지를 타고 흰 도마뱀이 올라왔다
나는 시금치처럼 조용히 있다
정말 거기 아무도 없니?
벽화 밖으로 나오던 식인 부족이
나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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