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의미 없는 숫자를 말할 수 있다는 것
고통에 사족을 달아 줄 수 있다는 것
자기 전에 오줌을 누고 침을 뱉을 수 있다는 것
거품이 인다는 것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것
냄새나는 친구들과 집을 같이 쓴다는 것
밟히는 대로 걷고 숨쉬는 대로 말하고 이제는 참을성을 기르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것 오줌을 참듯이
똥 마려운 계집애의 표정을 이해한다는 것
빨개진다는 것 벌게진다는 것 이것의 차이를
저울에 달아 본다는 것 눈금을 타고 논다는 사실
시소게임 하듯 사랑이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
단어 하나에도 민감한 사상을 다 용서할 것
그럴 수 있다는 것 모처럼 좋아지려는데
여기서 시작하고 저기서 끝난다는 것
아니면 다른 집에서
누구 눈에도 띄지 않는 복장을 상상한다는 것
그건 발견, 그건 발명, 그건 우스갯소리
말을 바꿔 가며 증명할 수 있다는 것
경험을 말할 수 없지만 웃음은 이미 터졌다는 사실
그때의 나를 볼 수 있다는 것
8시에 시작하고 9시에 끝난다는 것
아니면 다른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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