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수요일 어디쯤엔가 연기가 난다.
나는 물감을 짜 놓고 기다렸다.
머리와 다리 사이에 이토록 먼 공백이 있는 줄 몰랐다.
나의 이쪽과 저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게 물어보아도
영면하는 아이는 말이 없다. 큰 혼란에 빠진 것 같다.
파도와 선원들이 하루 종일 싸우느라 모두 지쳐 있었다.
나는 이토록 먼 석고상에 빠져서 묵상 중이었다.
수백 개의 목발이 떨어지는 비는 복사뼈까지 차오르는 돌로 변해 간다.
나는 터무니없이 늘어난 당신 발가락을 보고 기다렸다.
수요일 어디쯤엔가 우산이 떠 있는 하늘이 보였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언 - 취향의 문제 (0) | 2021.02.11 |
---|---|
김언 - 흔들 (0) | 2021.02.11 |
김언 - 이 시간의 친구들 (0) | 2021.02.11 |
김언 - 문학상 여사의 수상식 (0) | 2021.02.11 |
김언 - 리얼 스토리 (0) | 2021.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