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주 먼 곳으로 유학을 갔고
나는 그 이후 우표를 모으는 사람이 되었다
후미등이 떠오르는 저녁이었다
양복을 입고 사람들이 모였다 돌아갔다
네 동생은 교복을 입고
다리 위에 서 있던 날엔
구름을 채집하며 올라가는 네가 보이기도 했다
관제탑을 피해 잘 걸어가고 있구나
편지 대신 봉투 안 가득 우표를 넣어 보낸다
달이 아주 낮은 날
달이 교각 밑에 고인 날
강물에 쓸려 우리에게 잠깐 빛나던 달
그건 네 답장이 맞잖니
넌 아직도 많은 후미등을 끌어올리고 있구나
우표들이 진눈깨비처럼 떨어져
후미등에 달라붙는다
영영 떠오르지 않을 듯 브레이크를 밟고
갓길에 차를 세워 둔 사람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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