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그렇게 우회전만 했다 지구의 아침이 스러지는 곳에서 지구의 저녁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꼭 그래야 한다는 생각도 없이 그렇게 우회전만 했다 하나의 바위가 부서지는 곳에서 하나의 사막이 성장하는 방향으로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그냥 그렇게 우회전만 했다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는 곳에서 마지막 가을이 완성되는 방향으로
비가 오면 빛이 나지 않으므로 비가 오는 날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림자가 없는 너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그렇게 우회전만 했다 사람이 사랑을 기다리는 곳에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기다렸던 방향으로
그렇게 바나나 콩 희미한 꿈속에서도 우회전을 해야만 했다 아무도 웃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웃을 수 없었던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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