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줄 걸 그랬네, 별을 줄 걸 그랬네.
손가락 반지 바닷가 사진기 비행기 표, 너에게 못 준 게 너무 많은 뜨거운 날도 가고
낙타 사막 비단길 안나푸르나 미니스커트 그리고 당신, 가지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겨울도 지나가네
현을 줄 걸 그랬네, 바이올린을 줄 걸 그랬네,
순록의 뿔 구름의 둥근 허리 설산의 한나절, 그리고 고봉밥
아랫목 여객선 크레파스 세모난 창, 너에게 못 준 게 너무 많은 아침의 호숫가에서
말들이 튀밥처럼 싹을 틔울 때, 나는
시리고 아픈 세목들을 받아서 적는다네 손가락이 아프도록 쓰고 또 지운다네
너에게 주고 싶은 한 우주, 이 싱싱한 아침의 한 잎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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