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여.
그런 말을 들으니 좋았다. 동생이 '언니는'이 아니라 '언니가'라고 했다는 게 한참 후에 기억났고, 그래서 더 좋았다.
그때도 좋고
한참 지나서 더 좋은
둘 다 좋아서 다행이라고
동생이 일어나면 말해줘야지 하다가 "나도 그렇게 지내도 되나? 웃으면서 내가 그래도 되나?" 동생도 보고 있다는 드라마 주인공이 식당에서 밥 먹으며 꺼내놓는 말을 듣다가
아직 잠들어 있는 동생에게
그래도 되나
물어보면
흔들리는 건가. 흔들려서 넘치는 건가. 동생의 잠을 적시는 거라면 싫은데. 내가 너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고 잡히는 대로 집어 던진 물건이 아직 도착 안 한 거라면, 그래서 깨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미치지 않은 거라면
모든 걸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지개 생기는 게 좋아서 물을 가득 담은 유리그릇을 햇빛 닿는 곳에 놓아둔다는 어느 가족 이야기나 꺼내놓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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