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겨울이야 오겠어?
내가 당신을 문득
겨울이라고 부를 수 없듯이
어느날 당신이 눈으로 내리거나
얼음이 되거나
영영 소식이 끊긴다 해도
함부로
겨울이야 오겠어?
사육되는 개가 주인을 조금씩 길들이고
별자리들이 인간의 운명을 감상하고
가로등이 점점이
우리의 행로를 결정한다고 해도
겨울에는 겨울만이 가득한가?
밤에는 가득한 밤이?
우리는 영영 주인을 모르는 개가 되는 거야.
다른 계절에 속한 별이 되는 거야.
어느 새벽의 지하도에서는 소리를 지르다가
당신은 지금 어디서
혼자 겨울인가?
허공을 향해 함부로
질문을 던지고
어느덧 눈으로 내리다가 문득
소식이 끊기고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영효 - 관객 (0) | 2021.05.10 |
---|---|
이장욱 - 관절의 힘 (0) | 2021.05.10 |
이장욱 - 만일의 세계 (0) | 2021.05.10 |
이장욱 - 세계의 끝 (0) | 2021.05.10 |
이장욱 - 아르헨티나의 태양 (0) | 2021.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