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되어 하루를 보낸다
물이 꿈을 꾸고
물이 예감한다
물속에서
나의 식이요법은 날로 발전한다
물과 공기를 구분하지 않고
사물과 사건을 나누지 않는다
나는 바다 밑에도 안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물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는다
썰물처럼
생각이 줄어든다는 것
두 동강이 난다는 것
한꺼번에 절반이 되는 몸무게
한꺼번에 사라지는 기억
한꺼번에 나는
정지한 눈알이 된다
생선을 이해하는 물고기
신선한 물고기
나는 물고기들이 눈을 뜨는
수많은 저녁을 떠올린다
배고픈 사람들이 몰려든다
예감에 어울리는
먼 하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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