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것이 벌이라면
기다림은 괴로워야 한다
잠을 기다리는 나의 자세를 바꿔야 할 것 같다
나귀처럼
언제든 잠이 와서 끌고 갈 수 있게 목에 포승줄을 걸어야겠다
침대 옆에
줄을 메어둘 수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겠다
잠을 기다리며
구덩이를 파야겠다
깊어지는데......
점점 깊어지는 것은 구덩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오늘 밤엔 잠이 오는 것이 벌일지도 모른다
내가 판 구덩이에서
어수선하게, 죽은 사람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행숙 - 구름과 벌판과 창고 (0) | 2021.05.04 |
---|---|
김행숙 - 아이가 왔다 (0) | 2021.05.04 |
김행숙 - 노랫말처럼 (0) | 2021.05.04 |
김행숙 - 아침에 일어나는 일 (0) | 2021.05.04 |
김행숙 - 밤의 한가운데 (0) | 2021.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