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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 - 입에 담긴 사람들

 

소설을 쓰자, 민음사 모두가 움직인다:김언 시집, 문학과지성사 한 문장:김언 시집, 문학과지성사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김언 시집, 문학동네

 

 

 나는 모든 것의 촉각을 곤두세운다. 촉각을 다투는 윤리의 싸움은 나의 입에서 크게 벌어진다. 누군가가 죽었다면 그건 나의 혀가 잘못 발음됐기 때문이다. 그는 실수로 나의 혀를 잘못 놀렸다.

 

 한 사람의 부정확한 발음이 홍수로 시달리는 시내를 마비시켰다. 너무 많은 비와 한 사람의 시체가 떠내려간다. 폭동의 일부가 되기 위해 나는 여기 왔다.

 

 모든 발음과 증오가 소음 속에서 증발한다. 나는 모든 사람들을 대표해서 입을 다물 수도 있다. 뚝 하는 순간 사람들은 입을 다문다. 아니 죽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이 도시 사람이 아닌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소문 속에서 돌아왔다. 입을 다물면 곧 사건이 될 사람과 사람들로 그득하다. 군중의 일부가 되기 위해 나는 여기 왔다. 사건의 일부가 되기 위해 나는 생각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 귓속으로 침이 고이듯이

 

 나는 다양하게 길거리를 차지한다. 어떤 집은 미리부터 문을 열어 놓는다. 내가 내 땅을 차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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