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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누 - 미확인 식물 연구소

 

착각물:김누누 시집, 파란, 9791187756842, 김누누 저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시용 베개 5호, 시용

 

 

 작고 귀여운 하얀 토끼

 풀을 뜯어 먹는다

 작고 귀여운 푸른 풀

 토끼를 뜯어 먹는다

 

 파리를 잡아먹는 식물을 파리지옥이라 부르니까 토끼를 잡아먹는 이 식물의 이름을 앞으로 토끼지옥이라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소장님 이 식물은 토끼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건 죄다 뜯어 먹는걸요? 소장님이 말씀하시는 사이에도 연구원 한 명을 뜯어 먹었습니다

 

 그럼 그냥 지옥이로군요

 지옥은 연구소장마저 뜯어 먹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연구 끝에 저희 미확인 식물 연구소는 이 식물이 줄기와 가지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뿌리가 튼튼한 이 식물은 개체에 따라 뿌리를 다리처럼 이용해 이족 보행하기도 한다는 사실도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연구원 몇몇이 도망치다가 식물에게 붙잡혀서 뜯어 먹혔거든요

 

 실험은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을 동반한다

 토끼와 쥐들에게 너무 많은 몹쓸 짓을 해 왔군요

 지옥에게 뜯어 먹힐 때 연구원들은 이러한 생각을 했다

 이것은 미확인 식물 연구소의 마지막 연구가 될 것이다

 

 미확인 식물 연구소에서는 이 식물의 이름을 지옥풀이라 부르기로 합의하였다

 살아남은 연구원들은 언론을 통해 이를 발표하였다

 

 저희는 이 식물을 지옥풀이라 부르기로 했으며 이 지옥풀의 위험함을 몸소 느껴 본다, 지옥풀의 재배를 엄격히 금지할 것을 간격히 요청합니다. 그러나 저희 미확인 식물 연구소는 이 지옥풀이 어디서 어떻게 자라났는지 결국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확실히 알아낸 사실은 이것뿐입니다. 지옥풀은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를 잡아먹으며 이러한 행위의 목적은 영양분의 충족 같은 것이 아닌 그냥입니다. 여러분 부디 이 지옥풀에 대해 궁금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지옥풀의 학명은 'Apocalyptuse'입니다. 저희는 저희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연구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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