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운명을 베낀 쌍둥이처럼
문득 한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붉은 달이 있었다 누구의 핏자국이었을까, 네가 말하자 사위가 고요해졌다
그랬으면 좋겠지 좋겠는데
너는 몇 개의 소원을 중얼거렸을까 나는 내가 모은 두 손이 견딜 수 없도록 무거워서 오래도록 손을 모으고 있었다 짧은 희망과 더 짧은 여운 뒤에 우리는 다시 손을 맞잡았지만
나의 소원은 언제나 간결함을 가지지 못했다 가끔은
그 사실이 미래를 짓누른다는 걸 잊은 채
골목에선 병든 고양이가 울고 있었다 도망칠 걸 알지만, 왜 울고 있는지 모를 고양이를 불러 보기도 하면서
"오늘은 오늘만 생각하기로 하자."
이미 내일이 되어 가고 있는데...... 평생 심장이나 움켜쥐고 죽어 가라던 저주 대신 그런 말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되지 못할 거란 걸 잘 알고 있지만
너도 너도 너도 너도
너도
메아리가 울렸다 밤은 잠시 시간이 멈춘 듯 보였다 마치 읽다만 책처럼
서사 없는 소설 속 인물들이
시간을 모르고 아파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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