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을 쓴다는 것은 무중력의 감옥에 갇히는 일
나에겐 더 이상 감당할 무게가 없다
퇴화한 날갯죽지와 어감을 대신하던 바람
그들도 이곳에 오면 한 무리 비약으로 몰려다녀야 한다
혈안이 된 간수들이 몇 줄 문장을 훑어 눈물을 감시할 때
나의 절규는
기표가 없는 슬픔보다 이물에 가깝다
낡은 서가에 가면 타인의 혀로 눈을 씻을 수 있을까
고해성사를 끝낸 책장에도 폭풍이 몰아친다
부재한 신의 기도가 1,044/m2의 농도로 폐부에 분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호일 - 기분으로 된 세계 (0) | 2021.01.18 |
---|---|
기혁 - 숲길 (0) | 2021.01.18 |
기혁 - 자살한 인공위성이 우리의 두 눈을 꽃잎으로 문지르고 (0) | 2021.01.18 |
기혁 - 태양의 풍속 (0) | 2021.01.18 |
기혁 - 육교 위에서 (0) | 2021.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