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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운 - 더 깊은 숲으로

 

산책하는 사람에게:안태운 시집, 문학과지성사, 9788932037974, 안태운 저 감은 눈이 내 얼굴을:안태운 시집, 민음사

 

 

 숲으로 들어갔어요 깊은 숲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어요 길이 없는 숲으로 더 들어가자 오솔길이 나왔습니다 

 오솔길은 멀리 이어져 있었고 양옆으로는 내내 있던 그 숲이 그대로 있었어요 하지만 숲에서 무언가 나올 것 같았어요 내가 나왔듯이

 무언가 무서운 것이 나올 것 같아서 오솔길을 따라 걷다가 인형을 던져두었습니다 혹시 나온다면 나 대신에 물어 가라고 그래놓고 나는 내내 달렸어요 무서워서

 뒤돌아보지 않고 달렸는데 끝에 이르자 다시 숲이었습니다 더 깊숙이 들어갔어요 숲으로 깊숙이 들어갔지만 더는 길이 보이지 않아서 되돌아갔어요 과거의 숲으로

 그렇게 걷다 보니 그 오솔길이 나왔습니다 오솔길은 그대로예요 멀리 이어져 있었고 더 걸어보니 바닥에 인형이 보였습니다 던져두었던 모습 그대로

 그래서 무서웠어요 인형을 들여다본 후 나는 더 무서워져서 한참을 내달렸어요 끝으로 다 끝날 때까지 내달렸습니다 숲을 향해서 더 깊은 숲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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