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있는 나의 작은 집에서는
조용히 양파를 까는 저녁과
흐르는 물에 그릇 부시는 소리 가득한 오후와
겪어본 적 없는 아름다운 삶이
자꾸 제작되고 있다
슬픔이 찾아오는 날에는 일기를 썼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 소설이었습니다"
그게 무슨 고백이라도 된다는 것처럼
계속 고백하다보면 진실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여기서 그는 나와 오래 함께 살았다
그는 화단에 가득 피어난 꽃들이 다 죽은 것을 보며
여름 내내 울었다
그는 어두운 시골길을 지나
이곳으로 오는 사람이다
아직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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