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송승언 - 피동사
사무엘럽
2021. 4. 6. 18:43
잎과 가지 너머 많은 잎과 많은 가지 그 너머 보이지 않지만 길이 있지 그 길가에 많은 잎과 많은 가지가 있다 보이지 않는 길로 보이지 않는 차가 지나가고 보이지 않는 사람이 지나간다 보이지 않는 벤치에 들리지 않는 말이 있고 열리지 않는 창고에서 말이 되지 않는 사건이 일어난다 내용이 없는 수업이 있고 아무도 없는 교실이 있다 반쯤 걷힌 블라인드에 가려진 잎과 가지가 있다 많은 잎과 가지 그 너머의 잎과 가지는 간격을 잃고 울고 있다 그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