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송승언 -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무엘럽
2021. 4. 6. 12:12
오랜만에 공원에 갔어 다듬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자주 보던 금잔화를 보려고 했지 그런데 그곳에 금잔화는 없었다
노란 게 예뻤는데 벌써 철이 지난 거구나 생각했지 그런데 철없는 사철나무도 마가목도 청자색 수국도 없었다
주인이 죽어 주인 없는 개도 없었고 아무도 없는 정자도 없었지 공원을 뒤덮는 안개도 없었다 모든 것이 흐린 공원이었는데 모든 것이 너무나 뚜렷이 잘 보인다
아무것도 없는 명징한 공원이었다
배후에서 갈라지는 길이 보이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