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송승언 - 세이프시프터
사무엘럽
2021. 4. 6. 12:08
전생을 생각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들이 과거로 유폐되고 있었다
최초의 마을을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 골목을 따라 길어지는 시간을 바라보며 나는 어두워졌다
담장이 알 수 없는 풍향을 제시했기에 계절의 문턱에 걸려 내가 넘어졌다 꽃이 피면 꽃이 되고 나비가 앉으면 나비가 되라는 주문이 있어 바깥을 상상할 수 없었다
나의 방은 나를 가둘 만큼 넓지 못해서 너의 방을 떠돌았다 네가 원한다면 몸을 흔들며 커튼이 되고 테이블과 의자가 되고 네 손에 들린 피 묻은 나이프가 되는 일 그것이 문제되는가 내가 있기 전부터 여기 있던 사물들인데 네 손이 내게 닿으면 네 손이 되어 네 의자를 만지고 그 자리에 누가 앉을지 논하는 일
너는 테이블에서 나이프를 진전시킨다 나를 삼키고 네가 되려는,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나 너는 발생하지도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