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손미 - Les Cenci
사무엘럽
2021. 3. 29. 04:27
물이 넘칠 것이라는 신탁이 있었다.
나는 대문 안의 아이. 우산이 없는 아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세 남자가 모여 있다.
그것은 공포, 그것은 태초, 그것은 환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배심원.
감염된 사람은 우산을 접을 수 없네.
언제까지 가려움을 참아야 하는가?
대문 밖 나를 염탐하는
우산 속의 목.
목구멍 가득 물음표가 걸려 있다.
이렇게 가려운 곳으로 나를 부른 것은 누구인가?
물이 넘칠 것이라는 신탁이 있었다.
최초로 대문을 나서는 날, 눈을 잃은 단두대가 마중 나올 것이라는,
뗏목을 탄 일가가 사라질 것이라는 신탁.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세 여자가 모여 있다.
그것은 폭우, 그것은 고아, 그것은 친구라는 이름의 감독관.
우리가 우산 안에서 스스로를 핥아야 하는 이유.
종이 울린다. 세 남자와 세 여자가 우산을 쓰고 광장으로 모여든다.
어제도 그랬다.
단두대는 누구의 목이라도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