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조연호 - 같은 씨종의 눈물
사무엘럽
2021. 2. 24. 21:55
아버지의 발을 버린 사람
조금씩 진보하게 될 눈물
술을 쏟다가 돈을 흘리다가
아줌마는 이른 아침 벤치 위에서
귀의와 맞먹는 힘으로
알록달록 젖은 치마 안을 짜내고 있었다
눈에 유충을 키우는 사람
같은 씨종의 눈물
버려진 숲은 버려지기 직전의 숲이 가졌던 최대의 계몽이니까
아주 간만에 여름이 예의를 표하고
아주 간만에 들판이 집 근처에 똥을 지리는 것 같았지
한번은 매끄러워지고 한번은 종식된 사람
그늘을 다리뼈처럼 오래 딛고 있던 사람
같은 씨종의 눈물
먼 것이 소실점이 되는 이유를
외눈을 가진 사람은 몰랐을 것이다
나는 이별의 근육에게 이 책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