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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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럽
2021. 2. 7. 01:01
네가 열어 두고 간 창문으로 눈 내리는 장면을 본다 어떤 남자와 여자가 서 있고 다투는 소리를 듣는다
창가엔 어떤 발자국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친근한 곳에서 가끔 위험한 곳에서
먹고 자고 만나는 일들이 떠오르고
창밖으로
사람이 지나간다 사람이 지나가고 사람이 멈춘다 멈춘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사람과 마주친 느낌을 느낀다 너와 마주친 느낌을 느끼는데
가깝고 친근한 곳은 가끔 위험해지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먹고 자고 헤어지는 일들이 이해되기도 하고
눈 쌓인 거리를 걷다가 문득
방 안을 기웃거린 이는 내 생활이 어느 장르에 가깝다고 이해했을지
너는 창문을 열고 돌아오지 않았다 네가 닫지 않으니까 내가 계속 두 팔을 벌리고 있다 닫으러 오는 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