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양안다 - 쪽잠
사무엘럽
2021. 2. 4. 08:31
신음이 멈추지 않아서 깨웠다고, 네가 나를 내려다본다
아직도 꿈속이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면 꿈이 아니라는데
어젯밤에 깨진 화분이 온전히 있었다
축축한 이불을 널어 말리는 동안 이번엔 네가 잠을 청하고
왜 그렇게 웃었어 왜 그런 빛과 유연함을 보였어, 꿈에서도 물어본 적 없었다
너의 머리맡에 적다 만 편지가 있었다, '악공이 사라진 자리에 음악 대신 음악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었어요.'
나도 모르게 너의 얼굴이 흐려지길 기다렸던 건지도 모르지만
어젯밤에는 초원에서 나무 한 그루가 시들어 죽는 꿈을 꾸었다
너는 잠결에 내가 알지 못하는 이름을 중얼거렸다 나는 너를 따라 모르는 이름을 중얼거렸다
유독 선명하게 보인다는 건 사랑해선 안 되는 것
무섭고 무더운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