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다 -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
해변에서 부서지는 것들을 바라본다
포말과 어두운 하늘, 쏟아져 내리다가
백사장에 닿아서야 갈라지는 빗방울
너에게 고백하고 싶은 것이 있어
이름 모를 정서가 가슴 한편에서 밝아지는 게 느껴질 때면 어느새 밤이야 파문이 커지면 커질수록 악기를 쥐고 음악을 만드는 밤이 있지 창문은 하루 종일 물결치는 장면을 상영 중이야 해변의 성당은 허물어지고 신도들은 날마다 죄를 짓고 있지 두 손을 모으려고, 신을 찾아 더듬거리려고, 맞아 부풀어 오르는 밤이야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해도 견디기 힘들 때가 있어 너는 이런 날
이해할까
우산이 필요하겠어 풍향을 알 수 없으니
해변 위로 파도를 그린다
언제든 밑바닥에 가라앉을 수 있도록
나의 기일과 너의 생일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인간은 대단해 없던 일을 존재하게 만드니
입 밖으로 감탄사만 쏟아져 나와서
있는 힘껏 박수만 쳤어
짐승들이 동시에 울부짖기 시작해
물고기들이 뻐끔대고 수면 위로 기포가 올라와
우린 숨을 죽이지 우리는 무한한 마음을
숨기고 죽였지 우리는
숨을 멈추고
달과 태양이 몸을 겹치기 시작한다
눈물자국을 가리며 안경을 씌어 주던 사람도 있었지 인간들이 집단적인 난청을 일으켜 모든 소문이 되살아났으면 좋겠어 신은 의심을 확신으로 오독하도록 분노를 만들었잖아 누군가의 꿈속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하고 싶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 부딪쳐 온몸이 조각날 수 있다면, 조각난 채로 그의 꿈속에 스며들 수 있다면...... 하지만 여전히
밤이 끝나지 않는다
너는 내 손을 잡고 있다 우리는
크게 호흡한다
이제 우산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