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허연 - 길
사무엘럽
2021. 2. 1. 17:36
사람들이 끊어 놓은 지평선을
달음질치는 상상을 하던 열두 살 적
마른 개나리가 햇살에 미쳐 서 있던 늦은 겨울
주일 헌금으로 과자를 사 먹고
퉁퉁 부은 종아리를 만지며
기어오르던 제방길
울컥하고 돌을 주워 하늘에 던지면
살아 움트는 건 모두 눈물이었습니다
용서하는 일보다
언제나 먼저 따라와 밟히던
먼지뿐인 길이여
발목을 붙잡던 불 켜진 창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