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 - 목요일

사무엘럽 2021. 2. 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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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 틈에 끼인

 살아 본 적 없는 생을 걷어 내고 싶었다.

 

 모든 게 잘 보이게

 다시 없이 선명하게

 난 오늘 공중전화통을 붙잡고

 모든 걸 다 고백한다.

 죽이고 싶었고

 사랑했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는

 성경 구절에도

 마음이 흔들린다고.

 그리고 오늘은 목요일.

 죽이 끓든 밥이 끓든

 나는 변하지 못했고

 또 목요일.

 

 형상이 없으면 그림이 아니야.

 따귀 한 대에 침 한 번씩 뱉고 밤을 새우면

 신을 만날 줄 알았지.

 그림 같은 건

 잊은 지 오래라는 녀석들 몇 명과

 그들의 자존심과

 그들의 투항과

 술을 마신다.

 그중에 내가 있다.

 오늘은 목요일.

 

 결국 오늘도

 꿈이 피를 말린다.

 그 꿈이 나한테 이럴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