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수명 - 천천히
사무엘럽
2021. 1. 25. 18:42
나는 천천히 서 있다.
수평을 이해하기 위하여 천천히
오늘 걸쳐 입은 자세가 천천히 오염되고 있어서
칸나의 배치는 날카롭다.
나는 홀로 팔짱 낀 사람
나에게 잘 들어맞는다면
눅눅해진 무기끼리 불러내고 있다면
나는 오늘 무기의 처방이 된다.
어딘가에 합쳐지기 위하여 더 이상 멀리 가지 않는다.
나는 반대편에 서 있다.
반대편에 혼자 많지 않다.
천천히 물결치는 물을 한참을 두고 바라본다.
물결칠 때 물은 발생하지 않는다.
발생하지 않는 공간에 매 순간 다다르며 혼자 걸어간다.
이 지상에서 나는 아마 낱낱이 굵어진다.
천천히 행동이 사라진다.
나는 가끔 움직이지 않는 구름을 본다.
흘러내리는 벽돌들을 바라본다.
그것은 무언가 멈추고 있는 것이다.
나는 멈추고 나의 수직이 서 있는 것이다.
수평을 하나씩 쪼개며 천천히
나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지금 인간의 착지를 지니고 있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