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 - 나는 평생 이런 노래밖에는 부르지 못할 거야

사무엘럽 2021. 1. 21. 22:34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안희연 시집, 창비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 안희연 시집, 창비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안희연 시집, 현대문학 당신은 우는 것 같다, 미디어창비

 

 

 죽은

 밟힌

 

 눈만 그리면 완성될 그림을

 수천장 가지고 있는 사람

 

 서랍을 열면 황금빛 새가

 죽은 듯이 잠들어 있고

 

 모두가 새의 황금빛을 이야기할 때

 죽은 듯이라는 말을 생각하느라 하루를 다 쓰는 사람

 

 내게는 그런 사람이 많다

 

 창밖이 너무 환해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너머의 너머를 바라보느라 진흙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사람

 

 씨앗이라고 생각했다면 영원히 캄캄한

 비밀이라고 믿어왔다면 등 뒤에서 나타나 당신을 할퀴는

 

 소란스러운 기억이 얼굴을 만든다

 파묻힌 발을 쓰다듬으면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도착을 모르는 시계 앞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질

 이야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