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최호일 - 연기자들
사무엘럽
2021. 1. 19. 01:47
나무는 직업적으로 아이를 낳고
아이의 엄마가 그것을 어린 새로 만들어 즐거운 코끼리로 키운다
우리 앞으로 하마가 한 손에는 풍선을 들고 막대사탕을 보이며 지나간다
물고기처럼 아이가 웃을까
시멘트 바닥에 넘어져 이가 부러질까
고민하는 오후
두시가 광장을 어제보다 조금 더 빨리 빠져나가
세시의 어두운 표정을 한다
가을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 비를 맞고 모르는 콩으로 흩어지고
빗소리로 분장한 배우가 사람들을 철창에 가두고 자물쇠를 채운다
비가 그치고
동물원의 모든 것이 사라진 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청소부들이
바닥에 떨어진 어린아이의 웃음을 쓸어 담고 있다
그것이 낙엽인 줄도 모르고
붉고 성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