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규 - 사어

사무엘럽 2021. 1. 15. 23:12

 

흑백, 문학과지성사 네모, 문학과지성사 반복, 문학동네 이노플리아 토마토가 익어가는 계절 386 문학과지성 시인선, One color | One Size@1

 

 

 언덕의 그림자가 책 위를 덮는 풍경 하나를 종이 위에 적어 넣고 있었다 소리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단어 하나를 바꾼다 행갈이는 하지 않았다 누군가 물건을 물체 위에 놓는다 공놀이를 하는 이상한 아이와 늙은이가 있다 잊었다 꽃이 시들고 있다 흉하게 그리하여 아름답게 몇 개의 비유가 멍청하게 등장하여 바람처럼 지나갔다 안녕 안정감을 소유한 한국 시 한편을 읽다 절창 가래가 생긴다 변기를 응시하고 다른 시를 상상하다 잊었다 거울을 본다 불쌍하다 여러 줄 지운다 화분이 늘었다 싱거운 취미가 생겼다 모든 취미는 싱겁다 지운다 습관과 편견 없이 버틴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물고기 하나가 물 위에 하얗게 떠서 햇빛을 튕기고 있다 멈춘 시처럼 죽은 물고기 나의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