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준 - 타워

사무엘럽 2021. 1. 9. 02:48

 

아름다운 그런데:한인준 시집, 창비

 

 

 파란색처럼 기다린다

 

 대책 없이

 

 타워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추우니까 안에 들어가 있어

 

 파란색은 들어가지 않았다

 

 언제부터 회전문 앞에 파란색이 서 있었는지

 

 너는 누가 좋아하는 색깔이니

 

 파란색은 말이 없었다

 

 그 자리에서 가만히 하늘을 하늘색을 그리워한다

 

 구름은 언제나 구겨진 흰색인지

 

 맑은 날에는 바람이 보여

 

 검은색 사과처럼

 

 파란색은 파란색이 무거워 웅크리고 앉는다

 

 나는 파란색을 흘린다. 파란색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아무도 파란색을 모른다

 

 다 지나간 일인데

 

 아 파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