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준 - 종언

사무엘럽 2021. 1. 8. 19:09

 

아름다운 그런데:한인준 시집, 창비

 

 

 천천히를 생각합니다

 천천히만을

 

 물결과 구름은 조금 맞는 것이고

 

 조금을 생각합니다

 조금만을

 

 손가락이 까딱만큼 미묘해지는 일에 대해

 

 모래알을 쥐어도 새어나가는 멀고 먼에 대해

 

 나는 갑자기의 옆으로 갈 것입니다. 오자마자와

 이대로일 때까지

 

 꿈속에서 당신이 아닌 당신의 꿈속을 만나

 

 아무도를 생각합니다

 아무도만을

 

 숲과 속을 나누어 생각하려고 숲속에 들어가는 한 남자에 대해

 

 부질과 없음에 대해

 

 제발과 부탁을 더해버리지 않는 방법에 대해

 

 이런 적이 별로 없었을까요

 이런 적은 별로 때문에 없었을까요

 

 책도 없이 침대에 누워를 가만히

 읽어보는 것입니다

 

 저 투명과 저 의자와 저 구부러진 다리에 대해서만

 각각에 대해서만

 

 바람과 불 것입니다

 

 불어오지 않는 바람도 바람이라고 생각하는 힘에 대해

 

 꿈속에서 당신이 아닌 당신의 꿈속을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