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안미옥 - 정결
사무엘럽
2021. 1. 7. 22:16
구부러진 말을 깊게 묻어둔 얼굴. 매일 비틀린 침대에서 잠이 든다. 고백은 얼룩 같고. 가라앉기 위해 돌을 모으는 손.
나는 한 방향으로만 가는 눈과 귀를 가졌다. 점점 더 제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부풀어오르는 식빵을 뜯으며
듣고 있는 사람이 없는 이야기를 할 때. 그것은 진심과 멀어지는 진심. 뿌리가 아래로 흐른다. 점액처럼, 불길한 꿈처럼.
나는 깨끗한 손을 본 적 없다. 뼈와 칼을 구분할 수 없다. 둥근 탁자와 둥근 무덤.
거울이 잠깐씩 놓치는 것. 슬프고 비참한 것.
진창이라면
늪에 빠졌다면
도와줄 수 없다는 말과 도와달라는 말을 반복해서 듣는다. 내가 했던 말들이 쏟아진다.
발목에서 무릎,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살. 수초에 걸린 새의 발. 다 담을 수 없는 그릇.
덤불을 걷으면 덤불이 나온다. 나는 녹지도 얼지도 않고. 무너지지도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