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유진목 - 작가의 탄생
사무엘럽
2021. 1. 5. 08:56
도시에서 새를 구한 적이 있다.
처음에 새는 죽은 것처럼 보였다.
도시에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새는 정신을 잃은 것 같았고
도시는 무엇이든 많은 것을 요구하는 곳이었다.
가진 것을 다 주어야 도시에 겨우 있을 수 있었다.
나는 손바닥으로 새를 감싼 채 붐비는 보도를 걸어갔다.
새를 만져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3년 뒤 나는 도시를 떠나게 된다.
거기서 새를 구한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기 나한테 새가 있어요
큰 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도시를 떠날 때
내가 가진 것은 삼백만 원이 전부였다.
아버지가 사는 곳은 달에서 가깝고
원하면 언제든 달로 옮겨 갈 수 있었다.
아버지를 보려면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되었다.
어머니는 도시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며 살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어머니에게 좋았다.
그때 나는 내가 죽어도 아무도 모를 거라고 확신했다.
아버지는 혹시 알았어요?
내가 오랫동안 비참하고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새가 날아갈 때 나는 끝까지 새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멀리서 달이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