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장욱 - 일치
사무엘럽
2021. 6. 7. 13:13
너의 너무 멀리에 있다고 생각하여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지.
아무것도 겹쳐지지는 않았네.
잠결의 비명이라든가
사망시각 같은 것이.
길을 걸어가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뻗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뒤돌아보았어.
돌아보면서 왜?
뭐?
라고 다정하게 물었지.
나는 너의 가까운 곳에서 더 가까운 곳으로
응?
그래?
라고 묻는 너에게
처음 보는 너에게
세상에는 먼 데가 참 많구나.
옆모습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등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걸어다가다 팔꿈치에 닿는
어제의 잠꼬대는 기억나지 않네.
사망시각 같은 것은 정해지지 않았지.
밤의 도로를 앰뷸런스가 달려갔다.
무언가에 조금 더 가까워지려고
일치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