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장욱 - 괄호처럼
사무엘럽
2021. 5. 31. 13:32
(무언가를 보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내가 거기서 너와 함께 살아온 것 같았다.
텅 빈 눈동자와 비슷하게
열고
닫고
저 너머로 달아나는 너를 뒤쫓는 꿈
내 안에서 살해하고 깊이 묻는 꿈
그리고 누가 조용히 커튼을 내린다.
그것은 홉,
내가 삼킬 수 있는 모든 것
오늘의 식사를 위해 입을 벌리고
다 씹은 뒤에 그것을 닫고
그 이후 배 속에서 일어나는 일
몸에 창문을 만들지 않아도 가능한 일
블라인드를 올리지 않아도
길을 걷다가 조금씩 숨이 막힐 것이다.
발을 헛짚어 푹,
꺼지는 구덩이가 되어
이제 모든 것이 너를 포함할 것이다.
가만히 제 눈꺼풀을 열어보는 사람이 되어
무서운 어둠을 얻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끝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너의 모든 것을 품고 싶은 것이다.
커다란 기념 수건으로
잠든 네 입을 꼼꼼히 틀어막는
이 기나긴 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