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유 - 단체 사진

사무엘럽 2021. 5. 18. 04:41

 

[문학과지성사]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 문학과지성 시인선 547, 문학과지성사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임승유 시집, 문학과지성사 그 밖의 어떤 것 - 임승유 시집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9)[ 양장 ]

 

 

 오래전부터 계획된 일이다. 갈 때는 우르르 몰려갔고 몰려가서는 웃고 떠드느라 입을 크게 벌렸는데

 

 말할 수 없이 슬퍼졌다. 그런 말을 잘도 한다며 너는 웃지만

 

 슬픔에는 물이 섞여 있고 누가 옆에서 건드리면 위아래로 출렁이고 슬픔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시간이 지나면 슬픔은 쪼그라들고

 

 건포도 같아

 

 집어서 던지면 바깥으로 나갈 것처럼 배경이 잘려 있다. 나는 빨리 끝내고 싶고

 

 무섭다 무섭다면서 따라가면 안 되고 그래서 다 어디로 가버렸다. 금방 끝나는 풍경은 안 쳐다봤고 금방 안 끝나는 풍경을 따라온 건데

 

 너무 멀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