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임승유 - 단체 사진
사무엘럽
2021. 5. 18. 04:41
오래전부터 계획된 일이다. 갈 때는 우르르 몰려갔고 몰려가서는 웃고 떠드느라 입을 크게 벌렸는데
말할 수 없이 슬퍼졌다. 그런 말을 잘도 한다며 너는 웃지만
슬픔에는 물이 섞여 있고 누가 옆에서 건드리면 위아래로 출렁이고 슬픔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시간이 지나면 슬픔은 쪼그라들고
건포도 같아
집어서 던지면 바깥으로 나갈 것처럼 배경이 잘려 있다. 나는 빨리 끝내고 싶고
무섭다 무섭다면서 따라가면 안 되고 그래서 다 어디로 가버렸다. 금방 끝나는 풍경은 안 쳐다봤고 금방 안 끝나는 풍경을 따라온 건데
너무 멀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