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효 - 관객

사무엘럽 2021. 5. 10. 11:04

 

계속 열리는 믿음, 문학동네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언제나 저곳을 알기 위해 이곳에 있으면서

 

 싸움이 시작됐는데 말리는 사람은 없고

 사고가 났는데 상황만 늘어나고 있다

 

 가만히 지켜보며 인상적인 것을 생각한다

 

 악몽은 침대를

 인형은 아이를

 가까우면서 일정하게

 한쪽은 다른 쪽을 초대한다

 

 저곳이 현실이 될 때 비로소 이곳은 해석된다

 

 배신을 겪은 뒤로 화해를 이해하듯

 양분된 세계에 결정적인 갈등은 놓인다

 

 타인이 다른 타인의 간증에 끼어들고

 행인은 아무데서나 오줌을 눈다

 

 그렇지만 그건 저곳에서 일어난 일

 이곳을 벗어나지 못한 채

 갑작스럽고 복잡한 감정들을 기억한다

 

 지금, 놀라야 합니까

 아니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숨죽이며 타이밍을 계산한다

 저곳이 거짓처럼 느껴질 때 이곳은 마침내 목적이 된다